Joshua Hashemzadeh: 코로나로 인해 점점 불확실해지는 이 시기를 잘 보내고 계시길 바랍니다. 코로나19 이후 현재
작업실은 어떤 상황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작가님의 plain-air-painting과 야외 퍼포먼스(야외사생)
작업에 코로나가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I hope you’re able to maintain some level of normalcy in these increasingly uncertain times. I’m curious what your studio practice looks like today and how your practice, which largely has revolved around plain-air-painting and outdoor performance, has been impacted by the pandemic and ongoing quarantine?
Hye In Lee: 코로나로 인해 특별히 세계가 불확실하게 느껴지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작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늘 불확실성에 익숙해 있어 그런것 같아요. 오히려 안정된 체계를 갖추고 있는 듯 보이는 세계에 대한 평소의 의심이나 불안감이 이번 사태에 의해 좀 더 명백하게 드러났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이전부터 그동안의 저의 작업에 대한 혹은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의 태도에 대해 해체되고 변화해야할 필요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는데 코로나 사태로 인해 더 증폭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작업 내적인 고민보다 나의 삶의 태도나 거기서 비롯되는 작업이 세상에 미칠 영향과 같은 것에 대해 근본적인 반성같은 것으로 최근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이런 생각의 반영으로 최근에는 외부 장소보다는 나와 매우 가까이 있지만 제대로 보지 못했 던 나의 방과 집안의 풍경들을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그리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I don’t think Covid-19 makes the world feel particularly uncertain. I think it’s because I’m used to uncertainty as an artist. Rather I feel that the usual doubts and anxieties about the world that I normally do. I think this situation just reveals how unstable our systems, have been. I think about the idea of necessity and how it has the potential to change a person’s attitude as a human being. Covid-19 has amplified it. Instead of agonizing over making work, I have recently used my time for reflection on things like my attitude towards life and the impact my work has on the world. As a meditative process, I have started a series of drawing of my room and house which has shown me how much I have not seen even though I have been very close to this space. So, I still work similarly, I’m just working in my room instead of some place outside.
Joshua Hashemzadeh: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원격으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2017년 전시 “ABSENCE AND DISTANCE (빈 먼 곳)” 에서 두 작가님이 디지털
방식으로 소통했던 프로젝트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그 프로젝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With people trying to connect remotely all over the world during these stay-at-home ordinances, I can’t help but think of our show, ABSENCE AND DISTANCE from 2017 and how the idea of connecting digitally was really at the core of that programming. I’m curious how you view projects like that in hindsight?
Hye In Lee: 저도 요즘 코로나로 인해 급격하게 온라인을 통한 사회적 소통이 늘어나는 현상을 보면서 당시의 작업을 떠올렸습니다. 그때도 이미 인터넷을 통한 시공간을 넘어선 관계맺음이 일반화되어 있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의무적으로 가담해야하는 어떤 소통 매개체로 자리잡게 된 것 같고, 앞으로의 교육, 비지니스, 근로 방식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FaceTime HD>시리즈는 우리가 체험하는 시공간의 리얼리티에 대해 질문하는 작업이었고, 인간의 눈으로 본 것을 회화의 오래된 미디엄인 유화로 그려내는 행위와 가속화되는 가상현실을 비교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이 작업은 이후에 <Visitors >시리즈와 대만의 사운드아티스트와 화상통화를 통해 회화와 사운드작업으로 협업한 <XDXD> 시리즈로 발전되었습니다. 최근 이런 작업방식을 더욱 확장시켜보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는데 비접촉 대면의 생활이 일상화 된 지금 왠지 모르게 이 작업에 대해 멈칫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현실에 대한 좀 더 근본적인 대안에 대해 고민해야한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습니다.
I also thought of that exhibition when I saw the rapid increase in social communication online due to Covid-19. The relationship between time and space was already generalized through the Internet at that time, but covid-19 seems to have become a communication medium for communication regardless of age and gender and it is expected to have a significant impact on education, business, and working methods in the future. The FaceTime HD series I did with Kang involved a process of asking about the reality of space and time and comparing the act of drawing what we saw virtually to the traditions of observational or plain-air oil painting. This work later developed into the visitors series and XDXD series. The XDXD series is one that paired my painting, via video calls, with a Taiwanese sound artist. Recently, I had a plan to expand this work, but now I have stopped working on this work for some reason. I think having virtual contact becoming more normalized I am having to renegotiate my relationship to it as well. Makes me wonder more about the fundamental nature of reality.
Joshua Hashemzadeh: 작가님은 풍경을 담는 회화의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면서 동시에 사회적, 정치적 비판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전 삶이 특별해진 이 시점에서 작가님의
‘야외사생(野外寫生)’ 작업이 계속 가능하신지 궁금합니다. 작가님의 작업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이런 변화가 앞으로 작업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 해 보셨나요?
Your work really pulls from the tradition of painting in a landscape and uses that to form social and political critiques, I wonder though if the idea of tradition is something that can still be held onto today as so much of our pre-quarantine lives now seem oddly foreign? How have you been thinking about the rituals within your own work or studio? And have you thought about whether or not these changes will affect the way you approach painting in the future?
Hye In Lee: 현재 코로나라는 특별한 국면에 의해 사회적 거리두기 현상이 대두되었지만, 비접촉 상황에서도 불완전하게나마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된 것은 그만큼 우리가 사람 간 직접 관계에서 멀어지는 생활방식에 익숙해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는 이미 이미지로만 이루어진 가상세계에 접속하고 관계를 맺는 일에 익숙해져 가고 있고, 실재적 접촉과 관계를 통한 변화를 멀리하는 상태에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점이 현대사회의 가장 특징적 현상으로 생각되며 스스로도 이런 상태에 중독되어 있는 것을 볼 때 매우 불안감을 느낍니다.
코로나는 바이러스 유포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생활방식을 만들었지만 이런 의무적으로
주어진 방식이란 점 때문에 오히려 사람들로 하여금 직접 세계와 만나는 것이 자유로웠던 과거의
삶을 그리워하게 만들었고, 초유의 재난 사태를 만든 인간 자신의 삶의 태도에 대한 반성을
끌어내었습니다. (물론 이것이 장기적으로 연구되고 실천된다는 전제에서요.) 점차 개인화되고
표면적 이미지들만이 중요해지는 세계에서 미술의 역할, 좁혀서 회화는 무엇을 표현할 수 있을까를
묻는 것은 이전의 미술(회화)의 역사와 매우 다른 국면에서의 접근을 의미할 것입니다.
저의 고민은 이것입니다. 이미지를 창작하는 세계인 회화가 현재의 이미지로 가득 찬 세계적 현상을
부추기지 않고, 자기반성적 태도를 견지하면서 보는 이들과 실재적 소통을 이루어 내는 것. 매우
거창한 말 같지만 결국 아주 작은 주변의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분명히 현재의
국면으로 인해 저는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은 영향을 받고 있고 앞으로의 작업 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야외 사생은 ‘사생’을 벗어나 세계와 나의 신체가 직접 소통하는 방식을 표현하는 것으로
발전시켜 보려고 합니다.
Currently, social distancing has emerged due to covid19, but the reason we are able to continue living our daily lives even in “distanced” situations is that we are already used to living away from people. We are already accustomed to relating and connecting through a virtual world of images, and posts but we now face an accelerated state of staying away from changes and interactions through real physical contact and relationships. Personally, I think this is the most concerning change of this phenomenon, and I am very nervous to see myself getting addicted to it.
Covid19 created social distancing to prevent the spread of viruses, but this mandatory change made people miss their past, it seems that traditions are more and more viewed as nostalgia than rules for structure. This period has brought about a reflection of our lives that caused the unprecedented disaster in the first place.
The role of painting in a world where personal expression and documentation has become so prolific, is to take a very different approach from its previous history. I just worry though, about how painting will communicate with viewers as these conversations change and become more self-reflective. I will start painting again eventually and would like to start with something very small around me. Obviously, the current situation has affected me in a lot of ways, and I’m thinking about how to work moving forward. I want to develop work that expresses the ways the world and my body communicate directly.
Additional Content
collaborators